2022. 2. 5. 23:18ㆍ카테고리 없음
조베이드와 사피가 쓰러진 아민느를
부축하려고 달려가는 모습을 본 탁발승 한 사람이
장탄식을 하며 중얼거렸습니다.
“이곳에 와서 이런 참혹한 것들을 보게 될 줄 알았다면
차라리 밖에서 자는 편이 나았을 것을!”
이 말을 들은 칼리프는 탁발승에게 다가가
여기서 일어나는 일이 대체 무슨 일인지 물었지만
사정을 모르기는 자신들도 마찬가지라고 대답했습니다.
탁발승 중 하나가 짐꾼에게 눈짓을 보내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했습니다.
짐꾼에게 그 검은 개 두마리와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한 듯
기절한 아가씨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하자
“저 역시 아무것도 모른답니다.
저는 이 마을에 살고는 있지만
오늘 처음 이 집에 들어왔습니다.
저 역시 여러분들과 함께 있게 되어
어리벙벙할 따름입니다.
그러데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 이 집에는 여자들만 있을 뿐
남자는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짐꾼이 이집 사람이여서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칼리프와 수행원들,
그리고 탁발승들은 크게 실망했습니다.
어떤 대가를치르더라도 궁금증을 풀고
싶어진 칼리프가 말했습니다.
“내 말을 잘 들으시오
우리는 남자가 일곱인데,
저쪽은 여자만 셋뿐이잖소?
그러니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해명해 달라고 요구해 봅시다.
만일 저 아가씨들이 순순히 설명해 주지 않는다면,
그때는 강제로라도 순종하도록 만듭시다.”
이에 대재상 자파르는 이 아가씨들이
자신들을 받아들이면서 내건 조건에 대해
언급하며 어길 경우 우리를 엄하게 혼내 줄
능력을 갖고 있을 것이라 설득했습니다.
재상은 조용히 칼리프 옆으로 다가가
밤도 그리 많이 남지 않았으니,
내일 아침 여인들을 잡아다 폐하의
옥좡 앞에 데려다 주겠다고 다시 한번 설득했지만,
칼리프는 고집을 꺽지 않고,
오래 기다릴 수 없다며 당장 알고 싶다고 우겼습니다.
누가 입을 열어 아가씨들에게 질문을 하느냐는 것은
모든 이의 합의에 따라 짐꾼이 그 임무를 떠맡기로 했습니다.
그가 이 위험천만한 질문을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을 때,
아민느가 의식을 찾았고 조베이드는 손님들에게 돌아와
무슨 주제로 논쟁을 벌이고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짐꾼이 대답했습니다.
“아가씨! 이 양반들이 아가씨께 꼭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는군요
왜 당신이 개 두 마리를 학대한 다음에
그들과 함께 울었으며,
또 왜 저 아가씨의 가슴에 흉터와
기절한 사연을 설명해 다라는 겁니다.
저분들이 저더러 이 모든 걸 아가씨께 여쭤 보라는군요”
이 말을 들은 조베이드는 표정이 변하더니
칼리프와 수행원들 그리고 탁발승을 쭉 돌아보았습니다.
“여러분! 그게 사실입니까?”
하고 묻자 모두 그렇다고 대답했고,
대재상 자파르만 입을 다물었습니다.
조베이드는 그들을 받아들이기 전에 했던 한 가지 조건인
자신들과 상관 없는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 것을
다시 얘기하며 그들의 행동은 용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며 그들을 사납게 쏘아 보았습니다.
이렇게 말한 그녀는 발을 크게 세 번 구르고
손뼉을 세번 친 후 외쳤습니다.
“여봐라”
그러자 문 하나가 열리더니
건장한 체격의 흑인 노예 일곱 명이 손에 칼을
들고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러고는 일곱 남자를 붙잡아 홀 가운데로
끌고 와 바닥에 내팽캐치고는
목을 자를 준비를 했습니다.
이 불행한 칼리프와 자파르 메스루르와 짐꾼
그리고 세 탁발승이 그들의 경솔한 호기심에 대한 벌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흑인 노예 중 하나가 조베이드에게 물었습니다.
“높고도 강하고도 존경스러운 여주인님!
이자들의 목을 자를까요?”
그러자 조베드는 잠깐 기다리라며,
그들에게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 틈을 타 짐꾼은 조베이드에게
자신은 죄가 없다며 살려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조베이드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지만
애원하는 짐꾼의 모습에 속으로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을 향해 물었습니다.
“대답하시오! 당신들이 누군지 말아오
안그러면 잠시 후에는 더 이상 살아 있지 못할 것이오!
당신들이 권위나 명망 있는 사람들이였다면
좀 더 조심하고 좀 더 우리를 존중했을 테니 말이요”
조베이드는 탁발승들에게 서로 형제냐 물었고
그들은 단지 같은 승려이기는 하나
형제는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한 탁발승에게 그렇다면 태어날 때 부터
애꾸였냐고도 물었습니다.
“아닙니다 아가씨
저는 너무나도 기가 막힌 사연으로 이런 꼴이 되었습니다.
만일 글로 남겨진다면
훗날 이것을 읽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그런 사연입니다.
이런 불행한 일을 겪은 후,
저는 수염과 눈썹을 밀어 버리고
이 옷을 걸치고서 탁발승이 되었지요”
다른 한 탁발승이 조베이드에게 간청했습니다.
“아가씨께서 우리에 대해 조금이라도 동정심을 품으시도록
한가지 사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 셋은 평민이 아니라
모두 왕의 아들입니다.
우리는 오늘 저녁에 처음 만난 사이이기는 하지만
잠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신분을 발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우리를 낳아 주신 왕들은
세상이 모두 아는 그런 분들입니다.”
이 말에 화가 약간 풀린 조베이드는
그들을 풀어 주라고 명령하며
이 집까지 오게 된 사연을 들려주는 자는
가고 싶은 곳으로 가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세 탁발승, 칼리프, 대재상 자파르,호위대장 메스루르
그리고 짐꾼은 모두 홀 중앙에 깔린 양탄자에 앉았습니다.
그 앞에는 좌단에 앉은 세 아가씨와
명령을 집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 흑인 노예들이 있었습니다.
짐꾼은 풀려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입을 열어 말했습니다.
“아가씨! 아가씨께서는 이미
제가 이집에 오게 된 사연을 잘 알고 계십니다.
평상시처럼 광장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데
여기 계신 동생 아가씨께서 저를 고용했고
저는 아끼시를 따라 각종 가게에 들러
건과와 각종 식품들과 꽃을 사
바구니에 꽉 채워 귀대갂지 왔고
여러분께서 미천한 저를 거둬 주셨던 것입니다.
자 .. 이상이 제 이야기 입니다”
짐꾼이 이야기를 마치자 조베이드는 만족하여
이만 일어나 나가고 다시는 이곳에 오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짐꾼은 조금만 더 머무르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저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저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못 듣다면
너무 불공평하지 않습니까?”
하며 심하게 벌떡이던 심장은 큰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들었고
슬쩍 좌단 한 귀퉁이에 궁둥이를 붙이고 앉았습니다.
이번에는 세 탁발승 중 하나가 입을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