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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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 35 [바그다드의 아가씨 8]
조베이드가 자리에 앉아 홀 안에는 한동안 깊은 침묵이 흘렀습니다. 사피가 홀 가운데 놓인 의자에 앉아 아민느는 금색과 녹색 견사로 수놓인 황색의 공단으로 덮인 악기 케이스를 들고 왔습니다. 사피는 악기 케이스에서 류트를 꺼내 음을 고른 후 연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연인 간의 이별의 슬픔에 관한 노래였는데 너무도 아름다워서 듣는 이의 마음이 녹아 내릴 것만 같았습니다. 사피의 노래가 끝나자 아민느가 악기를 받아 연주하며 같은 주제의 노래를 감정을 가득 담아 열창하였고, 가사에 스스로 격동되어 노래가 다 끝났을 때에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기진해 버렸고, 조베이드는 동생의 노래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 주었습니다. 아민느는 언니의 칭찬에 답례할 여유조차 없이 숨이 막힐 듯 가슴이 메어 왔..
2022.02.05 -
천일야화 34 [바그다드의 다섯 아가씨 7]
아름다운 사피의 안내를 받아 집 안에 들어온 칼리프와 대재상과 호위대장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허리 굽혀 인사했습니다. 세 여인의 리더격인 조베이드는 엄숙한고도 심각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 오신걸 환영합니다. 우선 한가지 어려운 부탁을 드리려고 합니다. 이곳에 들어와사는 눈만 가질 것이며, 혀는 절대로 상요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무엇을 보시게 되든지 호기심에 그 이유를 알려고 캐묻지 말 것이며, 여러분들과 상관없는 것에 대해 말하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썩 유쾌하지 않은 소리를 듣게 될 테니까요” 이에 재상은 자신들은 풍기 단속반도 아니고 주책없이 호기심이 많은 자들도 아니며 자기와 상관없는 일에는 끼어들지 않고 자신들의 일에만 신경 쓰는 것이 옳은 생각이라고 동의 한다며 조베..
2022.02.05 -
천일야화 33 [바그다드의 다섯 아가씨 6]
마음껏 먹고 마신 탁발승들은 아가씨들을 위해 연주하며 노래 한 곡조를 합주했고, 가사에 해학적인 내용이 많아 이따금 노래를 멈추고 웃음을 터뜨리곤 했습니다. 이처럼 흥겹고 즐거운 분위기가 절정에 달하는 순간, 누군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사피는 노래를 멈추고 누가 왔는지 보러 갔습니다. 바그다드의 왕 칼리프 하룬알라시드는 한밤중에 신분을 숨기고 거리를 종종 길을 다니며, 도성 안의 모든 것이 평온한지,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지 몸소 살펴보았는데 그날 밤, 칼리프는 평소보다 일찍 궁을 나왔습니다. 칼리프와 대재상 자파르, 그리고 호위대 대장 메스루르 이렇게 세 사람은 장사치로 변장해 있었습니다. 왕은 세 여인의 집이 있는 거리를 지나다 음악 소리와 사람 목소리와 웃음 소리를 듣고 재상에게 문을..
2022.02.05 -
천일야화 32 [바그다드의 다섯 아가씨 5]
세 아가씨는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자마자 동시에 얼어났고, 사피가 제일 먼저 입구로 나가 봤습니다. 그녀가 돌아와 말했습니다. “아민느, 그리고 언니 오늘 밤은 아주 유쾌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건 정말 놓칠 수 없는 좋은 기회가 될꺼에요 지금 문 밖에는 탁발승 세 사람이 와 있었요 그런데 정말 놀라운건… 글쎄 세 사람 모두 오른쪽 눈이 애꾸라니까요! 게다가 머리카락도,수염도 눈썹도 싹 밀어 버려서 터럭 하나 없는 꼴들이에요 바그다드에 방금 도착했는데, 초행길이라 밤이 되었는데 마땅히 잘 곳도 없어서 아무 문이나 두드린 것이 바로 우리 집이라네요 그이들은 우리가 자비를 베풀어 하룻밤만 재워 주기를 애원하고 있어요 덮을 것만 있다면 어디서 자든 상관없대요 그런데.. 세 사람 모두 젊고 잘생겼지 뭐..
2022.02.05 -
천일야화 31 [바그다드의 다섯 아가씨 4]
조베이드는 짐꾼이 함께 있을 수 있도록 허락하며 지켜야할 규칙을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말했듯이 반드시 비밀을 지켜야 해요. 그것만이 아이에요, 우리와 함께 있을 때는 예절을 깍듯이 지켜야 해요. 아시겠죠?” 그녀가 이렇게 말하고 있을 때 외출복을 벗은 아민느는 상을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식탁위에 갖가지 음식을 내놓았고, 서빙 테이블에는 포도주 병들이며 금 술잔들을 올려 놓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세 아가씨와 짐꾼은 식탁에 함께 앉았습니다. 졸지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인과 함께 하게 된 짐꾼은 말할 수 없는 만족감이 들었습니다. 음식을 먹으며, 아민느가 언느들과 짐꾼에게 포도주를 한잔씩 따라 주자 짐꾼은 아민느의 손 등에 입을 맞추고, 잔을 들기 전에 노래를 한 곡조 부렀습니다. 바라이 머물렀던 향..
2022.02.05 -
천일야화 [바그다드의 다섯 아가씨 3]
넉넉한 보수를 받은 짐꾼은 바구니를 들고 떠나야 했지만 좀처럼 만나기 힘든 절세 미인들을 두고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세 여인의 미모는 실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아민느도 너울을 벘었는데,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집안에는 남자의 그림자 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건과며 각종 과자 초절임 등, 그가 날라 온 식품들은 마시고 놀기에 적당한 안줏감들였으니까요 짐꾼이 나갈 기색없이 꾸물대고 있자 조베이드가 말했습니다. “뭘 기다리는 거죠? 보수가 충분하지 않은가요? 아민느! 이분에게 좀 더 집어 드려라! 만족하여 가실 수 있게끔 말이다.” https://youtu.be/Bd-08Biryf8 천일야화[바그다드의 다섯 아가씨 3] www.youtube.com “아가씨..
2021.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