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19. 23:29ㆍBook/The Arabian Night
반은 대리석이고 반은 인간인 왕은
술탄에게 그의 이야기를 계속 들려주었습니다.
“이젠 왕비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아까운 잔혹한 마녀는
매우 번창하고 아름다운
검은섬들의 왕궁과
도시를 파괴해 버렸습니다.
주민들이 북적이며 살던
가옥과 광장들은 사라지고,
대신 황량한 벌판에 그 연못만 남겨 놓았습니다.
연못 속에 사는 네 가지 색깔의 물고기 들은
파괴된 수도에 살던
네 개의 다른 종교를 가진 주민들입니다.
https://youtu.be/Gcw3ocpl-DQ
흰색은 이슬람교
빨간색은 불의 숭배자인 페르시아인
파란색은 기독교
그리고 노란색은 유대교이죠
네 개의 왕국은 네 개의 산이 되었고
주민들은 모두 연못의 물고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모든 사실을 알려 준 것은
다름아닌 잔인한 왕비였습니다.
저를 극심한 고통 속에 빠지게 하기 위해
자신의 분노가 만들어 낸 결과들을
하나하나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게 끝이 아니였습니다.
그녀는 이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매일 저를 찾아와
매질을 하여
저의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게 하고는 장포를 씌여 놓고
사라졌습니다.”
여기까지 말한 검은 섬들의 왕은
말을 맺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광경을 보는 술탄 역시 너무도 가슴이
아파 왔습니다.
어떤 위로의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비탄에 빠진 젊은 왕은
“만물을 지으신 전능하신 창조주여
당신의 섭리가 내리실 판결과 법령 앞에
다만 순종할 뿐입니다.”
이 너무도 기이한 이야기에
측은한 마음이 생긴 술탄은
이 불행한 군주를 대신하여
복수를 해야겠다고 마음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사악한 마녀와 누워서 눈만 껌벅인다는
그 인도놈은 어디 있는지 내게 말해 주시오”
“제가 말씀드렸듯이 [눈물의 궁]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있는 궁과 옆문으로 통해 연결되어 있지요
매일 아침 동이 틀 무렵 저를 매질하고는
그녀는 그 정부놈을 보살피러 갔습니다.”
술탄이 이야기했습니다
“공의 불행한 사연을 들으니
내 가슴이 너무도 아프오
하지만 이런 기이한 이야기는
어느 책에서도 읽어 본 적이 없소
혹 이런 이야기가 책으로 쓰여졌다면
아주 놀라운 문학 작품이 되었을 것이오
그런데 한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면
응당 공이 누려야 할
복수가 빠졌다는 것이요
이 모든 것을 내가 알고 있으니
걱정 마시오…
공의 복수를 내가 이루어 드리리리다”
술탄은 자신을 소개하고
왜 이 성에 오게 되었는지 설명해 주며
복수 할 방법을 생각해 내어
젊은 왕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계획이 세워지고
다음날 실행하기로 결정한 후
술탄은 젊은 왕의 옆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고
젊은 왕은 곧 해방 되리라는 희망이 솟아 올라
잠들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날 술탄은 자신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눈물의 궁]으로 향했습니다.
그 곳은 무수히 많은 양초들이 타고 있었고
조화롭게 배치된 순금 향로들에서
솟아 오르는 향이 코를 자극했습니다.
인도인이 누워 있는 침대를 발견한
술탄은 지체없이
검을 뽑아 들고 눈만 껌뻑이는 자의
목숨을 끊어 버린 후
시체를 끌고 우물 속에다 단져 버렸습니다.
일이 끝나자 술탄은
인도인 대신 애검을 안고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마녀를 기다렸습니다.
궁에서는 마녀가 휘두르는 채찍 소리와
왕의 비명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젊은 왕은 불쌍히 여겨 달라고 애원했지만
마녀는 자신의 애인을 가혹하게 대한
벌이라며 매질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Book > The Arabian Ni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물일곱 번째 밤 (0) | 2021.07.22 |
---|---|
스물여섯 번째 밤 (0) | 2021.07.21 |
스물네 번째 밤[] (0) | 2021.07.13 |
스물세 번째 밤[왕비와 낮선 남자] (0) | 2021.07.13 |
천일야화[스물두 번째 밤] (0) | 2021.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