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번째 밤[왕비와 낮선 남자]

2021. 7. 13. 14:14Book/The Arabian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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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서둘러 웃을 입고 ,
검을 챙겨 아내에게 들키지 않도록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뒤따라갔습니다.

왕비는 마법의 주문을 외우며
궁정 안의 여러개의 문을 지나
정원으로 통하는 다리를 건너 밖으로 나갔고
저는 문 뒤에 서서 어두운 정원 속으로 사라져 가는
왕비의 모습을 눈으로만 뒤쫓았습니다

그녀는 궁을 지나 일렬로 가지런히
다듬은 나무가 심긴 산책로에 멈춰 섰습니다.
조용히 따라 들어가
그곳에서 제가 목격한 것은,,,
낮선 남자와 산책을 하는
아내의 모습이였습니다.

저는 관목 울타리 뒤에 숨어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죠
“빨리 오지 않았다고 책망하시니 서운하네요,
제가 왜 늦는지 다 아시잖아요
제 고백들이 부족하다고 여기신다면
명령만 내리세요
제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어요
당신이 원하신다면
이 아름다운 도시도, 궁전도
늑대와 까마귀가 들끓는 폐허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어요
이 궁도 번쩍 들어서 산맥 넘어
세상 바깥으로 옮겨 버릴까요?
말씀만 하세요”
왕비가 말을 마치고
자기도취에 한껏 격양되어
산책로 끝에서 몸을 돌려 앞장서 걸었고,
저는 그녀를 따르던 낮선 남자의
뒤에서 조용히 검을 꺼내어
단칼에 일격을 가하고
왕비가 저를 알아 보지 못하도록
즉시 깊은 숲속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제가 그 낮선 놈을 처치했다고 생각했지만
왕비의 마법의 힘은
그 놈의 생명은 보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놈은 죽은 것도 아닌 그렇다고
살아 있는 것도 아닌 상태가 되었습니다.
왕비의 마법의 힘도
그를 완전한 생명으로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정원을 빠져나오는
제 등뒤로는 왕비의 고통스러운
울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애처로운 울음 소리를 들으니
왕비를 살려 두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궁실에 들어와 다시 침상에 누웠습니다
낮선 녀석에게 벌을 내려 흐뭇한
기분으로 잠이 들었고
다음날 아침 잠이 깨어 보니
왕비가 제 옆에 누워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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